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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읽는 한국단편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_식민지 지식인의 무기력한 자화상

by 고전윤쌤 2025.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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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 <술 권하는 사회> 정보

 

  • 작품명: 술 권하는 사회 
  • 저자: 현진건 (1900–1943)
  • 발표 연도: 1921년 11월 
  • 발표 매체: 『개벽(開闢)』 잡지 
  • 장르: 단편소설, 사실주의 
갈래 사실주의 소설
배경 시간-1920년대 / 공간-서울
시점 3인칭 작가 관철자 시점
주제 식민지 조선 사회의 부조리 속의 지식인의 방황과 고뇌

 

 

식민지 지식인의 무기력한 자화상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를 읽고

 

하나. 현진건 <술 권하는 사회>의 줄거리

 

 아내는 오늘도 자정이 넘도록 남편을 기다린다. 바느질을 하며 남편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아내에게 남편은 그리움인 동시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부부는 혼인한 지 7~8년이 지났으나, 남편이 일본 유학을 떠나 있는 동안 아내는 홀로 시댁을 지키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남편이 귀국한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내가 꿈꾸었던 ‘유학 간 남편이 돌아와 출세하고 행복하게 사는 삶’은 실현되지 않는다.

 

 일본 유학까지 마친 인텔리 남편은 귀국 후 제대로 된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는 매일 밤 술에 취해 돌아오며, 자신을 기다린 아내와 정을 나누기보다 알 수 없는 울분에 사로잡혀 괴로워한다. 남편은 식민지 조선의 현실에서 자신이 배운 지식을 펼칠 곳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무언가 가치 있는 사회 사업을 해보려 해도, 일제의 감시와 부패한 사회 분위기가 그를 가로막는다.

 

새벽녘이 되어 돌아온 남편은 술기운을 빌려 아내에게 자신의 고뇌를 쏟아낸다. "나를 술 먹게 하는 것은 이 사회다!"라고 외치지만, 전통적인 사고방식 속에 갇혀 근대 교육을 받지 못한 아내는 남편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아내는 남편이 말하는 '사회'를 남편을 유혹해 술을 먹이는 술집이나 나쁜 친구들의 모임 정도로만 인식한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두 사람 사이의 대화를 공허한 메아리로 만든다. 남편은 자신을 이해해 줄 유일한 안식처여야 할 가정에서도 극심한 소외감을 느끼며, 결국 아내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폭우가 쏟아지는 거리로 뛰쳐나간다. 아내는 떠나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라고 탄식하며 작품은 막을 내린다.

 

 

둘. 심층 분석: 사회는 왜 지식인에게 술을 권하는가

1. 지식인과 현실의 괴리

 

작품 속 남편은 근대적 교육을 받은 엘리트다. 그는 민족을 위해, 혹은 자아실현을 위해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1920년대 식민지 조선은 지식인이 능력을 발휘할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일제는 조선 지식인들을 잠재적 불온 세력으로 규정하여 감시하고, 사회 내부는 기회주의와 무지가 팽배하다. 남편이 마시는 술은 이러한 '행동할 수 없는 지식인'이 느끼는 자학적인 분노와 무력감을 상징한다.

 

2. 아내로 대변되는 민중의 무지

 

 아내는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헌신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남편의 정신적 고통에는 결코 도달하지 못한다. 아내에게 '사회'란 그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혹은 구체적인 '술집'일 뿐이다. 이러한 아내의 무구함은 남편에게 또 다른 형태의 정신적 폭력이 된다. 가장 가까운 배우자에게조차 자신의 고뇌를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은 남편을 더욱 극단적인 고립으로 몰아넣는다.

 

3. 공간적 배경의 상징성

 

 소설의 배경이 되는 어둡고 비 내리는 밤은 당시 식민지 조선의 암담한 현실을 시각화한다. 집 안은 아내의 정성과 인내로 유지되는 공간이지만, 남편에게는 답답한 감옥과 같다. 반면 집 밖은 그를 파멸시키는 술 권하는 사회지만, 역설적으로 그가 유일하게 자신의 울분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셋. 현진건 <술 권하는 사회>의 디베이트 논제

 

[논제 1] 남편의 좌절은 개인의 의지 부족보다 식민지 사회의 책임이 더 큰가?

 

  • 사회적 책임 강조: 1920년대는 지식인이 정당한 방법으로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시기다. 남편이 시도하려 했던 교육이나 사회 사업은 일제의 검열과 탄압에 가로막힐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이 남편을 술로 내몰았다고 본다.

 

  • 개인의 의지 강조: 아무리 사회가 암담하더라도 지식인이라면 현실을 타개할 구체적인 방안을 찾거나 최소한 가족을 부양하는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 술로 도피하는 것은 지식인의 비겁한 나약함이며, 이는 정당화될 수 없는 현실 회피에 불과하다.
  •  

[논제 2] 남편은 방황을 접고 현실적인 가장의 삶을 우선해야 하는가?

  • 생계 우선론: 아내는 남편이 유학하는 동안 온갖 고생을 하며 가정을 지켰다. 남편은 자신의 정신적 고통을 내세우기 전에, 아내의 헌신에 보답하고 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윤리적 의무를 우선해야 한다.

 

  • 가치 우선론: 영혼이 죽어버린 삶에서 단순히 생존하는 것만이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사회적 자아를 실현하지 못하는 지식인에게 비굴한 생계 활동은 오히려 영혼을 파괴하는 행위가 된다. 구조적 모순에 대한 고민은 지식인이 포기할 수 없는 본질적 가치다.

 

넷. 현진건 <술 권하는 사회> 질문 나누기

 

 

1. 이 작품에서 '술'은 어떠 의미를 가지는가?

 

2. 남편과 아내의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3. 남편은 왜 이 사회가 술을 권한다고 얘기했나?

 

4. 아내는 남편이 말하는 '술 권하는 사회'를 무엇이라고 여겼나?

 

5. 술에 취해 돌아온 남편이 아내를 뿌리치고 다시 집을 나간 이유는 무엇인가?

 

6. <술 권하는 사회>는 작가 현진건의 자전적 체험을 녹여있다. 그 부분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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