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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읽는 한국단편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_억압된 본성의 이율배반적인 심리

by 고전윤쌤 2025.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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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 정보

  • 작품명: B사감과 러브레터
  • 저자: 현진건 (1900–1943)
  • 발표 연도: 1925년 2월
  • 발표 매체: 잡지 『조선문단(朝鮮文壇)』
  • 장르: 단편소설, 사실주의 소설
  • 갈래: 사실주의 소설, 심리 소설, 풍자 소설
  • 배경:
    • 시간: 1920년대 어느 가을밤
    • 공간: 서울의 한 기독교계 여학교 기숙사
  • 시점: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인간의 억압된 본능과 이중성, 그로부터 비롯된 비극적 희극성

 

 

억압된 본성의 이율배반적인 심리

 

하나.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 줄거리

 

 C여학교 기숙사 사감인 B여사는 독신에 추한 외모를 가진 40대의 노처녀이다. 평소 여학생들에게 엄격하고 매서운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남학생들에게 오는 '러브레터'이다. 평소에 학생들이 연애를 한다거나 남학생들에게 관심이 대상이 되는 여학생들을 질겁한다. 그리하여 '러브레터'가 오는 수신인이 여학생들을 족족 불러 거의 문초에 가까운 히스테리를 부린다.

 

 B사감이 두 번째로 싫어하는 것은 남자가 면회하러 오는 것이다. 친부모, 친동기간이라도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면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학생들이 동맹휴학까지 하고 교장이 잘 타이르기까지 했지만 그 버릇은 쉽게 고쳐려고 들지 않았다.

 

 이런 B사감이 감독하는 그 기숙사에 요즘 들어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깊은 밤 모든 기숙생이 자고 있는 시간에, 난데없이 깔깔대는 웃음과 남녀간의 대화가 들린다는 것이다. 한번은 세 학생이 한꺼번에 잠에서 깨어 그 소리의 출처를 따라가 보니 그 곳이 B사감의 방일 줄이야. 

 

 하지만 사감실 안에는 남자라고는 없었다. 그곳에는 B사감이 학생들로부터 압수한 러브레터들을 늘어놓고, 스스로 남자의 목소리와 여자의 목소리를 번갈아 내며 연애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편지 속의 열정적인 구절을 소리 내어 읽으며 때로는 부끄러워하고, 때로는 교태를 부리며 실성한 사람처럼 행동한다. 낮에는 그토록 남자를 부정하고 도덕을 강조하던 그녀가 밤에는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을 갈구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기괴하고도 서글픈 장면을 목격한 학생들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묘한 감정에 휩싸이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둘. 심층분석 : B사감의 이율배반적 심리 상태는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추한 외모와 결핍된 성격을 가진 B사감은 남자들의 구애는 커녕 사랑받아 본 적도 없는 사람이다. 사실 B사감은 사실 사랑받고 싶은 열망과 여학생에 대한 질투심, 열등감으로 가득한 사람이다. 하지만 낮동안 신실한 기독교인이며 독신주의자의 모습으로 정신적 순결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본능을 억제하고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러브레터'는  '낮과밤' 그녀의 자아를 뒤바꾸어 놓는다. 낮동안의 B사감은 철저하게 억압된 사감 역할에 충실한 나머지 '러브레터'를 악의 축 이상의 것으로 취급해버린다.

 

 하지만 밤이 되면 그 '러브레터'는 그녀가 '환상 속의 연인'과 연결되는 유일한 매개체로 바뀌어버린다. 정적이 흐르는 깊은 밤, 사감실에서는 낮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기괴한 일이 벌어진다. 그는 '러브레터' 속의 열정적인 문구에 부끄러워하거나 교태를 부리고, 때로는 흐느끼며 환상 속의 연애에 몰입한다. 도덕의 수호자를 자처하던 낮의 사감은 사라지고, 오직 사랑에 굶주린 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만이 남는다.

 

 

셋.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 디베이트 논제

 

[논제 1] B사감의 기괴한 행동은 '개인의 성격적 결함'보다 '사회적 억압'의 책임이 더 큰가?

  • 사회적 책임 측 (찬성): 당시 기독교계 여학교의 엄격한 가중 도덕과 독신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왜곡시켰다. B사감은 그 억압이 만들어낸 사회적 희생자다.

 

  • 개인적 책임 측 (반대): 같은 환경에서도 모든 사람이 B사감처럼 이중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학생들의 편지를 가로채고 감시하며 밤마다 기괴한 연극을 하는 것은 그녀 개인의 히스테리와 성격적 결함에서 기인한 것이다.

 

 

[논제 2]  B사감의 이중적인 모습은 '비판'의 대상인가, '연민'의 대상인가?

 

  • 비판의 대상: 겉으로는 엄격한 도덕주의자를 자처하며 학생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괴롭히면서, 뒤에서는 남의 편지를 훔쳐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행위는 위선적이며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 연민의 대상: 사랑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근원적 욕구를 억누른 채 살아가는 지식인 여성의 고독과 결핍이 투영된 결과다. 그녀의 기괴한 연극은 충족되지 못한 욕망이 부른 비극적 몸부림이므로 가엽게 여겨야 한다.

 

[논제 3] 학생들의 사생활(러브레터)을 검열하는 사감의 행위는 교육적 목적상 정당한가?

 

  • 정당하다: 당시 학교는 학업뿐만 아니라 학생의 품행과 도덕적 생활을 책임지는 곳이었다. 어린 학생들을 유혹이나 탈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편지를 검토하는 것은 사감으로서의 정당한 직무 수행이다.

 

  • 부당하다: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개인의 사생활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폭력이다. 또한, B사감의 검열은 학생 보호라는 목적보다 자신의 억압된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으므로 명백한 권력 남용이다.

 

넷.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 질문 나누기

 

1. 현진건은 작품 첫 머리에 B사감의 추한 외모를 적나라하게 자세히 묘사한 이유는?

 

2. B사감이 남학생들에게 오는 '러브레터'를 지독히도 싫어하는 이유는?

 

3. 마지막 장면에서 학생들은 B사감을 보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이 말은 어떤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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