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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읽는 한국단편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_함께 있지만 철처히 혼자인

by 고전윤쌤 2026.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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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지만 철저히 혼자인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을 읽고

 

 

 

 

하나.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정보

 

저자: 김승옥(金承鈺)

발표 연도: 1965년 6월

발표 매체: 잡지 《사상계(思想界)》

갈래: 단편소설, 전후소설, 세태소설

배경: 1964년 겨울, 어느 토요일 밤의 서울 거리 (선술집, 여관 등)

 

 

 

 

둘.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줄거리

 

 

 1964년 어느 겨울밤, 서울의 한 선술집에서 대학원생 '안'과 구청 병사계 직원 '김'이 우연히 만나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눈다. 이때 서적 외판원인 한 '사내'가 합세하여 자신이 오늘 아내의 시신을 병원에 팔았으며, 그 돈을 모두 써버려야 한다며 동행을 부탁한다.

세 사람은 소방차를 쫓아가거나 화재 현장을 구경하며 아내를 판 돈을 탕진한다. 사내는 극심한 고독과 죄책감을 호소하며 혼자 있기 두렵다고 함께 자자고 애원한다. 결국 세 사람은 여관에 투숙하지만, '안'의 고집으로 각자 다른 방에 묵게 된다. 다음 날 아침, 사내는 여관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다. '안'과 '김'은 서둘러 여관을 빠져나오며, 자신들이 20대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늙어버린 것 같다는 씁쓸한 대화를 나누며 헤어진다.

 

 

 

 

 

셋.  <서울, 1964년 겨울> 제목의 의미

 

 

1964년은 한국 사회가 본격적인 산업화에 진입하여 개인주의와 물질주의가 팽배하기 시작하는 때를 말한다. 특히 겨울은 소외된 현대인의 황량한 내면 풍경을 상징하는 계절적 배경이다. 서울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대도시로 수많은 사람이 모여 살지만 정작 서로에게 무관심한 '고립된 군중'의 장소이다.

 

 이런 배경에서 남자들이 의미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고독의 피하되 유대와 연대는 철처히 거부하는 현대인의 특성에 기인한다. 혼자 있기는 외롭고 두렵지만, 그렇다고 타인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거나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것은 부담스럽다. 의미 없는 농담은 타인과 함께 있다는 안도감만 취하고 정서적 책임은 회피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이다.

 

 

 

넷.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질문 나누기

 

 

1. 등장인물의 이름을 '안', '김', '사내'로 설정한 이유는?

 

 현대 사회의 익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성씨로만 불리거나 아예 '사내'로 지칭됨으로써 이들은 고유한 개성을 가진 인간이 아닌, 도시 속에서 누구나 대체 가능한 파편화된 존재임을 드러낸다. 타인과 깊은 정서적 유대를 맺지 못하는 현대인의 거리감을 상징한다.

 

 

2. 사내가 돈을 다 써버릴 때까지 같이 있어달라고 부탁한 이유는?

 

 

아내의 시신을 판 돈은 사내에게 견딜 수 없는 죄책감의 상징이다. 그 돈을 다 써버리는 행위는 일종의 속죄이자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또한, 혼자 남겨졌을 때 마주할 죽음의 유혹과 고독이 두려웠기에 타인의 온기에 매달리려 한 것이다.

 

 

3. 사내가 뜬금없이 월부 책값을 받으러 간 이유?

 

 

삶의 연속성이나 목적의식을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거액(아내를 판 돈)을 손에 쥐고도 평소 하던 일(책값 수금)을 하러 간다는 설정은, 극한의 슬픔 속에서도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소시민의 비극성을 강조한다. 또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심리와 일상의 관성이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4. 사내의 자살을 예상한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방에 함께 머물지 않은 이유는?

 

 

사내는 이미 "혼자 있기 무섭다"며 절박한 신호를 보냈고, 그의 모든 행동(돈 탕진, 허망한 대화)은 삶의 의지가 꺾였음을 시사했다. 지적인 인물인 '안'은 이를 직감했다.

 

그럼에도 사내와 함께 머물지 않은 이유는 '안'으로 대표되는 현대인의 이기심과 책임 회피 때문이다. 타인의 고통에 깊이 관여하게 되면 자신이 감당해야 할 정서적, 법적 번거로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안'은 자신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죽음을 방관하는 냉소적 태도를 취한 것이다.

 

 

5. 안이 '우리라 너무 늙어 버린 것 같지 않습니까'라고 말한 모습은?

 

 

사내의 죽음을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안락함과 귀찮음을 피하고자 방관했던 스스로의 이기심을 깨닫는 순간이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손을 내미는 '청년다운 뜨거움' 대신, 계산적이고 냉소적으로 대처한 자신들의 모습이 마치 영악하고 메마른 노인과 같다고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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